[만파식적] ‘부머’의 한국행




2016년 11월 1일 이순진 당시 합참의장이 미 해군의 괌 기지를 방문했다. 마침 그곳에는 미 해군의 최강 전력인 전략핵잠수함(SSBN) ‘펜실베이니아함’이 전진 배치돼 있었다. 미 해군은 펜실베이니아함의 내부를 이 합참의장에게 전격 공개했다. 이 합참의장은 이 잠수함을 둘러본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모든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자멸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는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발표했다.


미국 SSBN은 전술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오하이오급 잠수함이다. SS는 Ship Submersible(잠수함), B는 Ballistic(탄도미사일), N은 Nuclear(원자력)의 약자다. 이 잠수함은 수중 배수량만 1만 8000톤 이상이며 길이는 170m에 달한다. 승조원 150명이 탈 수 있고 24개의 발사관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다. SSBN은 무기한 잠항이 가능하고 수천 ㎞ 떨어진 목표물을 겨냥해 핵탄두 장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미 해군은 현재 14척의 SSBN을 운용하고 있으며 70여 일간 잠항하게 한 뒤 한 달여 동안 보수하는 일정으로 관리하고 있다.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이 잠수함은 ‘큰 파도’를 뜻하는 ‘부머(boomer)’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SSBN 1척에 실리는 핵탄두 24기의 총위력은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 1600발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최대 규모의 SSBN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한국 기항 시기는 6·25 정전협정일쯤인 7월 하순이 유력하다고 한다. 미 SSBN이 한반도를 찾는 것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이후 42년 만이다. SSBN의 한국 파견은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을 계기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전개 등 확장 억제 강화의 실행력을 높이고 한미 연합 실기동 훈련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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