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인종 우대’ 위헌결정, 기업 채용에도 불똥 튀나

기업 채용시 다양성 고려 정책
항의 시달릴 가능성 제기돼
"유색인종 직업선택 차단" 우려

미 대학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지지하는 유색인종 학생들이 1일(현지 시간) 하버드대에서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을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학 입시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액션’에 대한 위헌 판결로 기업의 채용 과정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각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강화해온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축소해 유색인종 젊은이들의 직업 선택을 사실상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거세다.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CNN 등 외신들은 어퍼머티브액션의 위헌을 이끌어낸 이들이 기업체의 다양성 프로그램을 다음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법원의 결정이 기업의 DEI 정책에도 대학 입시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소송 등 법적 분쟁이 뒤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보수 성향 단체들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기업을 상대로 비슷한 소송을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보수 단체들은 이미 맥도날드·허쉬·알래스카항공·안호이저부시 등의 ‘다양성 노력’이 차별적이고 불법적이라는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앨빈 틸러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공영 라디오 NPR에 출연해 “기업에 실질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보수 단체들이 타깃을 바꿀 가능성이 높으니 기업들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들은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계기로 DEI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였다. 애플·구글·프록터앤드갬블 등 60여 개 미국 기업은 대법원에 어퍼머티브액션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보낸 바 있으며 이들은 “대학의 인종 다양성 부족은 직장 내 다양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일즈포스는 대법원 결정 이후 성명에서 “평등을 위한 우리 회사의 약속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결정과 무관하게 우리의 목표를 향해 가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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