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방중, 디리스킹·반간첩법 논의…왕이 "한중일 자주성 필요"

옐런, 허리펑 부총리 등 회동
환율·관세 문제 등도 다룰 듯
왕이, 공급망 제재 동참 비판







재닛 옐런(사진) 미국 재무장관이 조 바이든 행정부 장관 중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 주에 중국을 찾는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그의 방중과 관련해 최근 경제 분야에서 깊어지고 있는 미중 양국의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를 개선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환율 문제와 고율의 대중국 관세 등 재무장관의 담당 영역은 물론 미국의 ‘디리스킹(위험 경감)’ 기조에 따른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개정 반간첩법에 대한 우려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재정부와 미국 재무부는 3일 각각 성명을 내 “미중 간 합의에 따라 옐런 장관이 6~9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옐런 장관이 허리펑 중국 부총리,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류쿤 재정부장 등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와도 회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재무부 당국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 걸로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 측에 군사력 강화에 이용될 전략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디리스킹의 방향성과 그에 따른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 당국자는 옐런 장관이 1일 시행된 중국의 개정 반간첩법에 대한 우려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폐지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외교 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한중일이 각자 전략적 자주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한일을 향해 미국 주도의 대중국 포위에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왕 위원은 3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국제 포럼’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단결 자강해야 한다”며 “우리는 일본과 한국이 세계 각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존중하지만 어떤 관계도 가까운 이웃을 억제하거나 포위하는 데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일한 3국과 아시아 각국은 개방된 지역주의를 실천하고 포용적인 아시아의 가치를 고취해야 한다”며 “패권·패도의 위협을 받지 않고 자국과 자기 지역의 운명을 확실히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대중국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과 공조를 강화하는 한일에 궤도 수정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