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이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8명의 민주화 운동가에 대해 현상금을 내걸자 미국 정부가 이를 규탄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논평에서 "홍콩 경찰이 더 이상 홍콩에 거주하지 않는 8명의 민주 진영 인사에게 현상금을 내건 것을 규탄한다"며 "영토를 넘어서서 중국 정부의 국보법을 적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인권과 세계인의 근본적 자유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밀러 대변인은 "홍콩 정부가 즉각 이 같은 현상금을 취소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의 범국가적 인권 침해 행위에 반대하며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홍콩 경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민주 진영 인사들을 체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할 시 1인당 100만홍콩달러(약 1억 7000만 원)의 현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홍콩 경찰이 지목한 민주 진영 인사들은 네이선 로, 데니스 쿽, 테디 후이 전 입법회 의원, 변호사 케빈 얌 등 8명이다. 이들은 현재 영국, 캐나다, 호주, 미국 등에 머물며 홍콩의 민주화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 진영 인사들이 머물고 있는 국가들은 홍콩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우려로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한 상태다.
2020년 6월 30일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경찰이 현상금을 내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60명이 체포됐으며 79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