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비판' 앵커 발언, 다시보기 지운 KBS…與 "사장이 책임져야"

윤두현 "KBS 내부서 언론 탄압·보도 침해…언론자유 이야기할 수 있나"
KBS "KBS 입장인지 개인 입장인지 알 수 없는 멘트…설명글 첨부해 재게시"

김의철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KBS가 문재인정부 시절 고대영 전 사장 해임 처분을 비판한 앵커 발언을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가 하루 만에 복구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은 “김의철 사장이 엄중하게 책임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3일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KBS 김의철 사장은 자사 프로그램 ‘일요진단’의 앵커 멘트 삭제 사건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디어위는 “민주노총 언론노조가 장악한 KBS 경영진은 입맛에 맞지 않는 뉴스를 조작하고 누락하더니, 이제 앵커 멘트까지 무단으로 삭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공지나 설명 없이 임의로 동영상을 자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위에 따르면 KBS ‘일요진단’의 박장범 앵커는 지난 2일 방송에서 고대영 전 사장의 해임이 불법이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언급했다. 박 앵커는 당시 방송에서 “공영방송 사장을 불법 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 그리고 불법 해임과 관련됐던 여러 사람들은 일제히 침묵하고 있다. 대법원 판결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항의의 표시인지,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 앵커의 해당 멘트가 담긴 방송 영상은 이날 한때 ‘내용상의 이유’로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송 종료 후 30여 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에 다시보기가 가능하도록 재개됐다.


당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윤두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다시 보기 중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을 들어내는 엉터리가 어디 있느냐"며 "이는 김 사장 본인이 말하는 이른바 언론 탄압이며, 경영권의 보도 침해"라고 꼬집었다. 이어 “KBS는 그래놓고 방송 독립과 언론 자유를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KBS 시사제작국은 “시청자 중 선임된 방송 외부모니터 요원은 박 앵커의 멘트에 대해 ‘이것이 KBS의 공식 입장인지 기자 개인의 평가인지 듣기에 불편했고, 침묵의 커튼 뒤에 숨은 이들이라고 특정 대상을 겨낭했는데, 라이브에서 이렇게 대단히 정치적인 의사를 표출한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사제작국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중립적인 평가를 돕기 위해 이상과 같은 설명글과 함께 다시보기를 3일 오후 5시 무렵 재게시했다”며 “아울러 박 앵커 멘트의 적절성에 대해 제반 조사와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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