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관점으로는 유명한 클래식을 오르간으로 편곡하는 걸 안 좋게 보시기도 해요. 그렇지만 오르간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적절하게 균형이 이뤄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연주 프로그램도 오르간으로 편곡된 친숙한 클래식곡으로 균형을 맞추려고 합니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오르가니스트 유아라는 이달 26일 롯데콘서트홀 음악회 ‘오르간 오딧세이 Ⅱ’를 앞두고 오르간의 대중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7년째 이어지고 있는 롯데콘서트홀 ‘오르간 오딧세이’ 시리즈의 첫 번째 주자로 활약했던 그는 다시금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오르간의 진수를 탐구할 예정이다.
“오르간은 관악기와 소리 나는 원리가 같아요. 발건반은 오르간 슈즈를 신고 발의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용해 연주합니다.” 인터뷰에 앞서 오르간을 시연한 유아라는 오르간의 기본 구조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오르간의 콘솔(전자식 연주대)은 연주자가 실제로 오르간을 제어하는 부분으로, 콘솔의 신호를 받아 파이프에서 소리가 난다. 그가 보조 장치인 스웰 박스를 이용해 오르간의 소리를 키우자 연주장이 떠나갈 듯이 큰 소리가 울렸다.
이번 음악회에서도 유아라는 ‘낯선 악기’인 오르간을 대중 앞에서 깊이 탐구한다. 그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띠로리~’ 멜로디의 바흐 ‘토카타와 푸가’ D단조를 비롯해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 클라크의 ‘트럼펫 볼런터리’ D장조 등을 오르간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테너 김세일은 콘서트 가이드를 맡아 오르간의 내부를 오가면서 관중의 눈높이에 맞춘 해설을 선보인다. 관중이 화면을 통해 오르간의 구동 원리를 관찰할 수 있도록 김세일이 직접 오르간 내부에서 이원 생중계도 펼친다.
손과 발을 동시에 이용해야 해 복잡한 악기지만 정교함에 있어서는 여느 악기보다 뚜렷한 강점이 있다. 유아라는 “오르간의 매력은 소리의 다양성”이라면서 “주어진 환경을 연주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오르간을 연주하더라도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 무궁무진한 다양성이 오르간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르간이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공연장의 잔향도 중요한 요소다. 웅장한 소리가 공기 중에 얼마나 머무는지에 따라 다른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롯데콘서트홀의 음향 덕분에 68개의 스톱, 5000여 개의 파이프, 4단 건반을 지닌 오르간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클래식 공연이 지루하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이 공연을 보시고 나서는 재밌다고 하시더라”면서 “재밌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