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홍 그로쓰힐 자산운용 대표가 올 하반기 금리 인상 국면이 끝나면 주가가 지금보다 상승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관련 소재·부품·장비를 꼽았다.
김 대표는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서울경제 머니트렌드 2023’에서 경기선행지수, 경기성장지수, 유동성지표, 심리지표, 기업실적 등 5가지를 주기적으로 점수화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의 ‘동학개미 리멘토링’ 세션에서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영업부 이사와 함께 발표자로 나섰다. 김 대표는 “역사적으로 경기선행지수의 변곡점은 주가지수 고점과 굉장히 일치한다. 지금은 주가와 경기가 보폭을 맞춰 가는 중”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경기선행지수의 변곡점을 9월에서 이달로 수정했다. 6개월 뒤면 경기가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세계은행, OECD 등 최근 국내외 기관들이 경기후행지표인 각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상황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가와 금리도 가을 이후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핵심 물가지수가 가을부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주식시장은 금리를 안 올려도 되겠다고 환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금리 인상 종료 후 주가 움직임을 보면 약 80%의 확률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장이 미국 기업의 이익 전망치도 올려잡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시장 유동성의 경우도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은 이미 증가세에 접어들었다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주가가 많이 오른 거 같아도 초기 국면”이라며 “중국, 유럽, 일본의 통화량이 증가로 돌아섰고 독일·프랑스·일본 등의 증시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도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반도체가 하반기에도 증시를 주도할 것이란 예상도 내놓았다. 김 대표는 “반도체와 그 밑의 가치사슬이 다 좋다”며 “전공정은 투자를 축소해서 안 좋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용 후공정 패키징 종목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등 정보기술(IT)·바이오와 같은 성장주는 금리가 내려야 주가가 오르기에 추천 종목 목록에서 최대한 뒤로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