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신약개발 없인 미래도 없다”…매출 20% R&D 집중 투자

[바이오리더스 클럽]
창업주 3세 윤웅섭 대표 '드라이브'
5년 만에 R&D 투자 규모 2배 급증
당뇨·NASH 등 10여개 파이프라인
올해 임상 진입…공동개발·LO 논의

일동제약 연구원이 경기 화성 동탄에 위치한 일동 중양연구소에서 실험 장비를 작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일동제약


82년 전통의 일동제약이 신약개발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창업주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지속과 함께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신약 R&D 드라이브를 이어가면서도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을 포함한 R&D 선순환 시스템을 만드는데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2022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이 19.7%로 20%에 육박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유한양행(10.1%), 한미약품(13.1%), 대웅제약(17.3%), 셀트리온(18.1%)보다 높다. 글로벌 빅파마와 비교해도 일라이릴리(25.0%), MSD(23.0%), 로슈(22.0%), 아스트라제네카(22.0%), BMS(21.0%), 노바티스(20.0%) 등에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R&D 비용 규모도 2016년 윤 대표가 취임한 이후 크게 늘었다. R&D 비용은 2018년 547억 원(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10.9%)에서 2019년 574억 원(11.1%), 2020년 786억 원(14.0%)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1년에는 1082억 원(19.3%)으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고 2022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251억 원(19.7%)에 달했다. R&D 비용은 5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올해 1분기에도 276억 원(19.0%) 수준으로 향후 임상에 진입하는 파이프라인이 늘어날수록 R&D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당뇨병, 간 질환, 위장관 질환, 안과 질환, 파킨슨병 등 다양한 분야에 10여 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시장 잠재력이 큰 당뇨병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에 집중하며 국내외 특허를 확보하고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IDG16177’는 2021년 6월부터 독일에서 1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상 2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IDG16177은 췌장 베타세포의 GPR40을 활성화해 인슐린 분비를 유도, 혈당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 GPR40 작용제 계열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고혈당시 선택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투약으로 인한 저혈당 발생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는 게 강점이다. 동물실험 결과 유사 계열 경쟁 물질에 비해 10~30배 낮은 용량에서도 더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나타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일동제약 본사. 사진 제공=일동제약

또 다른 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ID110521156’도 비임상 연구를 마무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마쳤다. ID110521156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여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경구 제형으로 한국, 미국 등에서 물질 특허를 확보해 임상시험용 시료 생산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1호 신약이 아직 나오지 않은 NASH에서도 후보물질 ‘ID119031166’가 미국 1상에 착수했다. ID119031166은 파네소이드 X 수용체(FXR)에 작용하여 간 내부의 지방 축적, 염증 및 섬유화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담즙산의 대사를 조절해 NASH 증상을 개선한다.


이밖에 ID120040002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임상 1상, 안구건조증 신약(ID110410395), 파킨슨병 신약(ID119040338) 등은 전임상 단계에 있다. 특히 올해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 중 대부분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공동 개발 협력 또는 기술 이전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네셔널 컨벤션 2023(바이오USA)'에서 일동제약은 40여 개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신약 R&D와 관련한 투자 유치, 라이선스 아웃 등을 타진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2형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과 파킨슨병 치료제가 특히 주목받았다”며 “관심을 보인 기업 중 당뇨 사업 분야에 강점을 지닌 글로벌 빅파마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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