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300원, 원·엔 900원 깨졌지만…하반기 환율 불확실성 고조

원·달러 환율 종일 오르락내리락
원·엔은 8년 만에 800원대 진입
美 달러화 강세·약세 요인 혼재
3분기 환율 전망 1200~1320원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에 상승하던 원·달러 환율이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약세 방어에 다시 떨어졌다. 원·엔 재정환율은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8년 만에 800원대로 내려오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8원 내린 1298.6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가치 안정화 조치에 원화가 연동해 소폭 강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이날 하루에만 1300원 선을 세 번이나 넘나들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원·엔 재정환율도 100엔당 1.89원 내린 898.89원으로 출발해 900원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다가 3.49원 내린 897.29원으로 마감했다. 원·엔 환율이 종가 기준 800원대로 내려온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일본이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엔화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 환율 방향성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은 달러화 강세 요인이지만 성장·물가 둔화와 정책 변화 기대 등 약세 요인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하반기 중 달러화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짧은 주기로 좁은 범위 안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주영 한은 과장은 “긴축 종료 시점, 경기 침체 가능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일관된 시나리오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달러화 흐름은 국내 외환보유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6월 달러화지수가 0.8% 하락하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전월보다 4억 7000만 달러 증가했다. 5월(-57억 달러) 감소에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해 올해 상반기 감소 폭은 17억 2000만 달러로 줄었다.


시장에서도 3분기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가 1200원부터 1320원까지 크게 벌어진 상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연준의 정책 전환 등으로 환율이 3분기 중 1200원 선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반면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3분기 전망을 1270원에서 1320원으로 상향했다. 민 연구원은 “5~6월 원화 강세는 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원화는 위안화 약세와 수출 부진 장기화 등 악재는 많지만 호재는 적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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