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에 속속 나서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본업뿐 아니라 헬스케어 등 비금융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농협생명은 당초 지난해 4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하고 당해 하반기께 본허가 심사까지 받을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지면서 올해 하반기에야 본격적인 심사를 거치게 됐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전산 개발 등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 즈음에는 본허가를 얻고 마이데이터 사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마이데이터를 통해 모회사, 타 계열사 등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 등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농협중앙회·NH농협은행 등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농협생명이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얻을 경우 생명보험사 20곳 중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총 4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는 각각 2021년 7월과 지난해 11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았다. 예비허가를 취득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9월 말 본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중에는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생보사들이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 뛰어드는 건 ‘본업’인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세가 위축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생보사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이는 올해부터 전면 도입된 새 회계제도인 IFRS17로 인한 ‘착시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2023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질병·건강보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축보험 및 투자형 상품 부진, 종신보험 신규 수요 감소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향후 공공 의료데이터 등도 개방되면 마이데이터를 통해 금융과 건강을 결합한 헬스케어 플랫폼·서비스 등 사업을 더 빠르게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