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베트남 팬들…"난 애국자니까 블랙핑크 콘서트 안 가" 왜?

걸그룹 블랙핑크. 연합뉴스

걸그룹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 추가 공연이 오는 29~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가운데 '남중국해 논란'에 휩싸였다.


6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문화부는 이번 블랙핑크 투어를 주최한 공연 기획사 'iME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기획사가 올린 월드투어 안내 포스터에 '구단선'이 반영된 남중국해 지도가 표기됐기 때문이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그은 9개의 가상의 해안 경계선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 경계선 안쪽이 모두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남중국해역의 80% 이상이 구단선 안에 포함된다.


2016년 헤이그 국제 상설재판소는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으나, 중국은 부인했다.


현재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브루나이·말레이시아 등 국가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여전히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현지 블랙핑크 팬들이 해당 웹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남중국해에 '소의 혀'(구단선을 비유한 표현)가 표기된 지도를 봤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불만이 다수 접수되면서 당국이 조사 조처를 한 것이다.


현재는 웹사이트에서 구단선이 표기된 지도를 찾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4일까지의 인터넷 기록을 분석하면 남중국해 전체를 아우르는 구단선을 확인할 수 있다.


iME는 중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 iME의 최고경영자(CEO) 브레인 추는 "iME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 불행한 오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바비'에 대해서도 영화 속 장면에 구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나온다는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