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살던 부인', 동호회서 친해진 남자…육체적 관계 없어도 '불륜'일까

"부정행위 여지 有…남편 폭력 고려한다면 이혼 청구 가능성↑"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남편이 있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밥을 먹고 다정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면 부정행위에 해당할까?


지난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30여년 넘는 시간 동안 남편의 폭언과 폭력, 외도를 참으며 결혼생활을 이어왔다. 현재는 나이가 들어 남편의 폭력이 줄었지만 폭언은 여전하다고 한다.


최근 A씨는 자전거 동호회에서 알게 된 한 남성과 가까워졌다. A씨는 “저도 사람이다보니 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저라는 사람을 존중해주는 그 사람에게 마음이 흔들렸다”며 “그 사람과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A씨와 남성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확인하게 된 남편은 폭력과 함께 욕설을 퍼부었다고 했다.


A씨는 "이날 이후 남편은 집을 나갔고 저는 병원에서 3주 진단 받았다"며 "이제 더는 남편과 살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잘한 건 아니지만 육체관계는 없었다. 나이가 쉰이 넘어서도 맞고 사는 게 너무 비참하게 느껴진다"며 남편과 이혼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판례를 보면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간통을 포함해 보다 넓은 개념으로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며 "A씨와 그 남자 사이에 이성 관계에 나눌 법한 대화가 있다면 이는 부정행위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답했다.


이어 "부정행위가 인정돼 유책배우자가 된다면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남편의 폭력 등을 고려한다면 A씨의 이혼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 변호사는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파탄의 원인에 대한 책임이 다른 상대방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인정되면 이혼 청구가 인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 사연처럼 과거부터 이어져 온 남편의 폭언, 폭행, 부정행위와 최근 있던 전치 3주의 폭행 등이 인정되고 남편이 혼인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면 예외적으로 A씨의 이혼 청구가 허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이혼 소송과 함께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가정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피해자보호명령청구를 진행해야 할 거 같다"며 "이를 통해 가해자의 퇴거나 접근금지, 신변안전조치 등을 취할 수 있는데 추후 남편이 A씨에게 더는 폭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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