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공모에서 도시계획과 배치되는 무리한 설계안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있다. 희림건축이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360%로 올리고 임대주택을 뺀 1대1 재건축안을 제시하자 경쟁업체인 해안이 반발했다. 서울시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조합에서는 수정 설계안을 제시하라고 나서는 등 상징성이 큰 단지인 만큼 설계 업체부터 수주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 재건축정비조합은 7일 희림건축에 대해 “제3종일반주거지역 법적상한용적률 300%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법적상한용적률을 적용한 평형별 평면도를 다시 제시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압구정 3구역은 재건축 설계 공모를 진행중이며 국내 대표 설계사무소들인 희림건축과 해안건축 2파전으로 모아지고 있다. 문제는 희림에서 도시계획을 뛰어넘은 설계안을 제시하며 불거졌다. 설계안은 용적률 360%, 건폐율 73%를 전제로 총 18개동, 5974가구, 최고 70층을 계획했다. 이 경우 임대주택 없이 전 가구의 전용면적이 110.4% 늘어나는 1대 1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희림 측은 조합원들에게 친환경인센티브와 창의혁신디자인 용적률 혜택을 적용하면 이 같은 설계가 가능하다고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서울시가 제시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일대 제3종일반주거지 상한용적률은 300%, 건폐율은 50% 미만이다. 친환경 건축 인센티브인 장수명주택(우수등급 이상)과 지능형건축물, 녹색에너지 에너지효율등급 등은 기준용적률 완화(200→230%)에 따른 의무사항이다. 창의혁신디자인은 현재 시범공모가 진행중이나 정비사업은 제외대상이다. 희림의 설계안이 논란을 일으키자 서울시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친환경 인센티브를 통한 300% 이상의 용적률 적용은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앞서 희림이 무리한 설계안을 내놓자 해안은 6일 '홍보관 폐관'이라는 강수로 대응에 나섰다. 해안건축은 지구단위계획을 준수한 용적률 300%, 건폐율 15%을 전제로 총 13개동, 5214가구, 최고 75층의 설계안을 제시한 상태다. 신속통합기획에서 제시됐던 공공보행로는 단지 높이를 주변 대지보다 8m 띄우고 지하 3층에 놓기로 했다. 해안은 현재 홍보관 운영을 재개한 상태다.
다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희림이 설계안을 다시 제시하기 전임에도 투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3구역 설계공모 당선작은 15일 발표될 전망이다. 해당 구역의 설계용역비는 3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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