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규모가 최근 2년 새 10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수요처인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의 OLED 침투율도 급격히 올랐다. 전 세계 모니터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OLED 게이밍 모니터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0일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16만 대에서 올해 80만 대까지 5배가량 성장한 후 내년에는 174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년 만에 10배 넘게 시장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옴디아는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이 2025년에는 230만 대를 넘고 2026년에는 277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여파로 지난해와 올해 전 세계 모니터 패널 시장이 역성장을 지속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모니터용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게이밍 모니터 시장의 약진 덕분이다. 2010년대 후반만 해도 전문가용이 아닌 게이밍 용도로 OLED 모니터 제품이 출시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높은 화면 전환 속도를 요구하는 게임 출시가 늘어나면서 고성능 게이밍 모니터의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OLED 패널은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대비 선명하고 입체감 있는 화질, 빠른 응답 속도 등 게이밍 모니터에 차별화된 장점을 갖췄다.
200~300㎐ 수준의 높은 주사율과 대형 화면, OLED 패널을 탑재한 게이밍 모니터 제품도 물밀듯이 출시되면서 4K급 게이밍 모니터 시장 내에서 OLED 비중도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3%에 불과했던 OLED 비중은 올해 다수의 OLED 게이밍 모니터 출시에 힘입어 32.1%까지 증가했다. 내년에는 이 비중이 54%까지 상승하고 2025년에는 61%까지 늘며 OLED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모니터용 OLED가 침체기에 빠진 정보기기(IT)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돌파구가 될지 기대하고 있다. 모니터용 OLED 패널 시장 주도권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가 쥐고 있다. 일본 업체인 JOLED가 앞서 모니터용 RGB OLED 패널을 출하했지만 올 3월 파산하며 주자에서 탈락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이 진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OLED에 비해 기술 진입장벽이 있고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패널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격자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삼성전자·델 등 주요 제조사에 모니터용 QD-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0인치 OLED 패널로 시장에 진입한 뒤 올해부터 게이밍에 특화한 27인치와 45인치 울트라와이드 OLED 패널을 양산해 LG전자·에이수스·커세어 등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사 게임용 기기 전문 브랜드인 ‘오디세이’와 ‘울트라기어’를 통해 게이밍용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이밍 관련 제품에서 디스플레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프로게이머는 물론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 게이머들도 고성능·고가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프리미엄 시장에서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