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사내벤처를 육성해 신규 사업을 모색한다. 사내벤처 ‘아비커스’를 키워 자율운항 기술을 개발에 성공한 HD현대가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 그룹의 성장동력을 새로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10일 HD현대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드림큐브’ 공모를 마감하고 최종 5개 팀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은 선임급 이상 직원이나 팀(최대 4인)을 선발해 1년간 사업화를 지원하는 제도다. 올 3월부터 전 계열사에서 접수를 시작해 총 239개의 사업 아이디어가 나왔다.
선정된 5개 팀이 낸 사업 아이디어는 △금속 3D 프린팅 △전장회로 설계 소프트웨어 △접이식 가설구조물 △현장 안전 알람시스템 △중장비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다. 이 팀들은 앞으로 1년간 사업 아이템을 더 구체화 해 시제품이나 시범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사업 타당성과 가능성을 확인한다.
HD현대는 팀당 1억 50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사업 추진을 돕는다. 관련 사업 전문가를 소개하고 컨설팅을 지원한다. 독립된 업무 공간도 제공해 자율성도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추진하는 역점 프로젝트다.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판교 글로벌R&D센터 비전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여러분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내벤처 활동을 마치고 원래 업무로의 복귀도 가능하다. 사업화 여부와 관계없이 과감하게 새로운 사업을 하게끔 하기 위함이다. 1년간의 사내벤처 사업 추진 후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본래 직무로의 복귀를 허용할 계획이다.
HD현대가 사내벤처를 키우는 것은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의 성공 덕분으로 풀이된다. 사내벤처 1호인 아비커스는 지난 2020년 12월 선박의 자율운항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출범했다. 현재도 HD현대 판교 사옥이 아닌 강남에서 따로 사무실을 차려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기술이 탑재된 대형 선박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태평양 횡단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보트 전장 기업 레이마린과 자율운항 기반 레저보트 개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화도 본격 시작했다. 이밖에 현재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사업도 사내벤처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