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3D) 프린팅 장비 상용화와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로 각 산업 제조 현장에서 소비자 개개인의 수요에 맞춘 ‘초개인화’ 상품 제작이 활기를 띄고 있다. 생산 방식이 ‘소(少)품종 다량 생산’에서 ‘다(多)품종 소량 생산’으로 진화한 데 이어 이제는 소비자 한명 한명의 니즈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품을 주문 받아 1대 1로 생산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 같은 혁신은 안경 제조를 비롯해 엑세서리·화장품 등 산업군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 콥틱이 제공하는 서비스 ‘브리즘’은 소비자의 얼굴형을 정밀 분석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안경을 맞춤 제작’한다는 모토 아래 시장에서 반향을 얻고 있다. 브리즘이 지금까지 맞춤 제작한 안경은 3만 5000여 개. 브리즘은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각 소비자의 얼굴 형태·크기·굴곡 등을 1200개 지점으로 정밀 분석한 후 3D프린팅 장비를 이용해 맞춤형 안경을 제작한다. 성우석 콥틱 대표는 “기존 생산 방식으로는 맞춤형 안경 생산이 어렵지만 3D 프린팅 제작 기술 발전으로 브리즘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 말 첫 오프라인 지점을 개설한 브리즘은 현재 전국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각 오프라인 매장에서 3D 스캐너로 정밀 측정한 안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착용감에 영향을 주는 안경 코받침, 귀높이, 브릿지 사이 거리 등을 미세하게 조정해 개인 맞춤형 제품을 제작하는 점이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성 대표는 “상반기까지 추이를 봤을 때 올해 매출이 지난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맞춤형 생산은 재고 부담이 없고 재료 폐기량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2015년 설립된 기업 마플코퍼레이션은 ‘마플’을 통해 의류·액세서리 등 1500여 종의 상품을 맞춤 제작하고 있다. 수 년 전까지 의류와 액세서리 시장에서의 주문 생산은 주로 단체 주문에 한정돼 왔는데 마플은 1500종이 넘는 제품을 1대 1로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마플 서비스 역시 역시 제조 기술 발전에 배경을 두고 있다.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3D 프린팅을 비롯해 맞춤형 생산을 할 수 있는 인쇄 장비가 발전하면서 마플 서비스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 같은 산업 장비 발전에 마플만의 소프트웨어 기술력·플랫폼이 접목되면서 차별화된 초개인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192820)는 올 초 출시한 초개인화 화장품 맞춤 생산 플랫폼 ‘쓰리와우’에서 취급하는 품목을 이달 중 기존 헤어케어(샴푸·트리트먼트)에서 스킨케어(에센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쓰리와우는 AI를 활용해 소비자 개개인 피부 타입을 문진한 후 1260만 가지 중 1개의 화장품 조합 성분을 골라내 추천해준다. 이후 24시간 내 화장품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제조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쓰리와우처럼 초개인화된 상품을 단기간에 주문 제작하는 것은 스마트팩토리 설비를 비롯해 AI 기술,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며 “화장품 시장이 세분화됨에 따라 고객사 및 소비자 니즈를 맞추기 위해 쓰리와우 서비스를 고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