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출신 사장 키우는 OCI…사내 MBA 8년만에 부활 [biz-플러스]

경영위기 중단된 사내 MBA
선대회장 代이은 인재발굴 재시동
엔지니어 관리자에 리더십 교육
450명 수료…김유신 사장 1기 배출도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이달 7일 연세대 상남경영원에서 MBA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OCI홀딩스

OCI(456040)그룹은 주력인 화학 사업 특성상 이공계 출신이 대부분이다. 융복합 인재의 중요성을 수십년 전부터 강조한 고(故) 이수영 OCI그룹 선대회장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경영학 소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08년 경영전문대학원(MBA)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팀장을 앞둔 직원에게 매년 10억 원대 비용이 들었지만 이 선대회장은 “자식 공부 시키는 데 돈 아까워하는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투자를 지속했다.


사업 환경이 안 좋아지면서 프로그램은 2015년 잠시 중단됐다. 8년 뒤인 올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새 출발을 알린 이우현 OCI홀딩스(010060)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MBA 프로그램을 부활시켰다. 대를 이어 조직 발전의 첫 번째 과제로 인재 육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이달 7일 본사의 중간 관리자 40명을 대상으로 연세대 연계 MBA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다음 달 중순부터는 지방 계열사 및 공장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MBA 지원 프로그램은 이공계 출신 엔지니어들이 훗날 팀장 이상의 관리자 직책을 맡게 됐을 때 필요한 경영학적 소양과 리더십을 길러주기 위해 도입됐다. 2008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총 450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1기 수료자 중에서는 사장도 나왔다. 주인공은 사업회사 OCI의 김유신 사장으로, 화학 사업 본부장과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부사장 등을 거쳐 올해 5월 OCI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1기 수료자 상당수는 현재 임원급으로 사업회사는 물론 지주사 등에서 인사·노무 등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OCI그룹 관계자는 “전문적인 직무 역량은 물론 어학·리더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MBA 프로그램이 다시 작동하면서 사내 ‘영리더’ 발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OCI그룹은 지주사 전환 후 첫 인사에서 젊은 중간 관리자를 대거 발탁해 화제가 됐다. 상당수는 198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임원급 직원이 담당해온 부서장·법인장 역할을 팀장급 직원에게 맡기기도 했다.


이 같은 인재 발굴을 위해서는 미래 리더 후보자들을 위한 리더십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풍부한 현장 경험에 리더십 소양까지 갖춘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OCI는 MBA 지원 프로그램뿐 아니라 주요 임원 직무별로 승계 계획을 마련하고 후보자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1 대 1 코칭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 교육은 물론 회계 교육도 지원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3세 경영을 본격화한 이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신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 육성 ‘투트랙’을 내세운 만큼 다양한 혁신 방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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