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20억弗 외화 교환사채 발행한다…"3대 신성장동력에 투자"

일정기간 후 LG엔솔 주식과 교환
확보한 자금 '3대 신성장'에 투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화학(051910)이 신성장 동력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 규모의 외화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LG화학은 확보한 자금을 전지 소재, 신약 개발 등 미래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와 운영자금에 주로 사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이 발행하는 외화 교환사채는 미국 달러(USD)로 발행된다. 만기는 5년과 7년이다. 만기 이자율은 5년물 0.75∼1.25%, 7년물은 1.35∼1.85% 수준이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간 이후 발행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채다.


이번 교환사채의 교환 대상은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다. LG화학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교환 가격은 LG엔솔의 11일 종가 55만 원을 기준으로 1주당 5년물의 경우 25%~30%, 7년물은 30~35% 수준의 높은 프리미엄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이는 향후 LG엔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LG화학 측은 전했다.


해당 금액 기준으로 전액 교환이 이뤄질 경우 발행 규모는 약 369만 5000주로 이는 LG엔솔 발행 주식 총수의 약 1.6%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정확한 프리미엄 및 발행 금액은 투자자 모집 결과에 따라 12일 오전에 최종 확정된다. 교환사채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안정적인 글로벌 신용등급(무디스 A3)과 LG엔솔의 미래 성장성을 바탕으로 이번 외화 교환사채를 LG화학 외화사채 5년물 금리 대비 최대 4.6%포인트 낮은 금리로 발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 저금리 자금 조달을 통한 금융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2조 원 이상 규모로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회사가 당장 지분 희석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EB 발행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거래를 주관한 IB 관계자는 "LG화학이 핵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당장 매각하지 않고 거액을 조달할 수 있는 교환사채 발행을 최우선순위에 뒀다"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 기반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와 운영자금에 주로 사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총 1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 세계적인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미래 성장성을 인정 받아 우수한 조건의 외화 교환사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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