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SMR 정조준…스웨덴서 수주 도전장

국영 전력사서 입찰 요청서 받아
서해안 링할스에 최소 2기 추진


윤석열 정부의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가 북유럽에서 첫 수주 도전에 나선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스웨덴 국영 전력사 바텐팔로부터 SMR 입찰제안요청서를 공식 수령했다. 황주호(사진) 한수원 사장은 전날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i-SMR 기술개발 사업단 출범식’에 참석해 “올 초부터 스웨덴과 접촉해 온 결과 입찰 참여 통보를 받았다”며 “앞으로 한수원은 스웨덴 SMR 시장 참여와 수주를 위해 ‘전시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다만 구체적인 예상 입찰가, 건설 기간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세부적인 사항은 비밀유지서약에 따라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그간 정부와 에너지 업계는 SMR 도입에 적극적인 스웨덴 시장 공략을 위해 애써왔다. 앞서 5월 스웨덴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로부터 “원전에 관한한 한국과 이야기해야 한다”고 호평을 듣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스웨덴은 우리나라처럼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정책 노선을 선회한 나라로 꼽힌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해 10월 원전 투자 확대 등과 같은 에너지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스웨덴 국회는 올 6월 이를 승인했다.


골자는 에너지 정책 목표를 ‘100% 재생 가능 에너지’에서 ‘100% 무화석 에너지’로 변경하고 현행 규정상 최대 수인 10기보다 많은 수의 원자로 건설이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환경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다.


특히 국영 전력사 바텐팔에 원전 건설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고 SMR 건설도 가능하도록 관련 법규 재검토에 착수했다. 바텐팔은 올해 말쯤 서해안 링할스 기존 원전 부지 내에 최소 2기의 SMR 건설 추진과 관련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완료할 예정인데 선제적으로 입찰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만큼 스웨덴이 속도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2035년 SMR 시장이 62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i-SMR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주도로 i-SMR을 설계하고 민간 기업이 바통을 넘겨받아 상용화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6년간 총 3992억 원(정부출연금 2747억 원과 민간투자 124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김한곤 i-SMR 사업단장은 “2028년까지 반드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해 2030년대 해외 수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SMR이란 발전용량이 300MW 정도로 대형 원전(1500MW) 대비 작고(Small),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Modular)할 수 있는 원자로(Reactor)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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