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24시간 분만실 지킨 류춘수 원장, '인구의 날' 훈장

논산서 안전분만 기여 공로 동백장
복지부, 저출산 타개 유공자 포상

류춘수 원장

분만 취약 지역에서 20년간 24시간 응급 분만 체계를 유지한 산부인과 원장이 ‘인구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충남 논산의 모아산부인과 류춘수 원장에게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다.


류 원장은 복지부가 지정한 분만 취약지인 논산에서 20년간 24시간 응급 분만 체계를 유지해 충남 서남부권 임신부들의 안전한 분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류 원장은 “훈장을 받을 만한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20년간 함께 고생해준 후배 원장님들과 직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연고도 없는 논산의 한 병원에 우연히 부임한 것을 계기로 후배 2명과 함께 모아산부인과를 개원한 류 원장은 20년 동안 응급 분만 체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20년 전에는 한 달 분만 건수가 50건쯤 됐는데 지난달에는 8건이었다. 5분의 1로 확 줄었다”며 가속화하는 저출생을 몸으로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산부인과가 돈을 많이 버는 과는 아닌데 식상한 얘기일 수 있지만 아기들이 태어날 때 감동이 굉장하다”면서 “20년을 해도 아기 하나하나 받을 때가 다 다르다”고 말했다.


인근에 분만 가능 산부인과들이 점점 없어지면서 류 원장은 막중해진 책임감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 산모나 신생아들을 위한 건강 증진 활동에도 기여하고 다문화·외국인 임산부에 대한 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한국 문화나 언어가 낯선 외국인 임산부들을 위해 강연을 통해 산부인과 용어 등을 설명하고 형편이 어려운 임산부들도 지원한다.


류 원장은 “출산율이 이렇게 계속 0명대로 갈 수는 없고 사람들의 의식이나 문화는 바뀌게 마련일 테니 출산율이 반등하면 나중에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며 산부인과 의사가 더없이 보람 있는 직업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류 원장 외에도 저출산·고령사회 등 인구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청년의 지역 정착에 공헌한 개인과 기관에 포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대의 최슬기 교수는 남성 육아휴직의 효과를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로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