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운용 'KCGI운용'으로 새출발

강성부펀드 대주주 적격심사 통과
메리츠운용 인수 '9부 능선' 넘어
대표엔 김병철 前 신한증권 사장

강성부 KCGI 대표. 서울경제DB


국내 대표 행동주의 사모펀드(PEF)인 강성부펀드(KCGI)가 메리츠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 관문을 통과했다. 메리츠운용은 새 대표로 내정된 김병철 전 신한투자증권 사장의 지휘 아래 ‘KCGI자산운용(가칭)’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하게 됐다.


1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5일 메리츠운용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KCGI가 메리츠운용 인수의 9부 능선을 넘은 만큼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KCGI는 12일 메리츠금융지주 측에 잔금을 납입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칠 예정이다.


서울 북촌에 위치한 본사도 여의도 IFC로 옮긴다. 회사 대표는 김 전 사장이, 운용 총괄 대표는 목대균 케이글로벌자산운용 대표가 맡는다. 사명은 KCGI자산운용으로 붙인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를 열고 등기까지 하면 인수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KCGI는 중견 건설사 화성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올 1월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유한 메리츠운용의 보통주 100%(264만 6000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메리츠운용은 2014년 영입한 스타 펀드매니저 존 리 전 대표가 이끌다가 그가 지난해 6월 불명예 퇴진하면서 KCGI로 주인이 바뀌게 됐다.


KCGI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 1세대인 강성부 대표가 2018년 7월 세운 사모펀드 운용사다. 2018년부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며 주목을 받았다.


메리츠운용의 수장을 맡게 된 김 대표는 업계에서 ‘채권통’으로 불린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동양종금증권(현 유안타증권)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2012년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로 옮긴 뒤에는 S&T그룹 부사장, GMS그룹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2020년 3월 라임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고객 투자 손실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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