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아기 판다 ‘푸바오’에게 쌍둥이 여동생이 생겼다. 국내에서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판다 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초 아기 판다로 인기를 얻고 있는 푸바오에 이어 쌍둥이 판다까지 탄생하면서 에버랜드 동물원을 찾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7일 엄마 판다 아이바오(만 9세)와 아빠 판다 러바오(만 10세) 사이에서 쌍둥이 자매인 암컷 두 마리가 태어났다고 11일 밝혔다. 2020년 7월 푸바오가 태어난 지 약 3년 만이다.
출산일인 7일 엄마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인 새벽 4시 52분에 첫째를, 6시 39분에 둘째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아기 판다 자매의 몸무게는 각각 180g·140g이다. 현재 약 98㎏에 이르는 푸바오는 197g으로 태어났다.
통상 판다는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으로 봄철 하루에서 사흘 정도에 불과하다. 단독생활을 하는 판다의 생태 습성상 서로 떨어져 지낸다. 짧은 번식기에 만나 짝짓기까지 성공해 임신으로 이어질 확률은 극히 낮다. 짝짓기에 성공하면 약 4개월간의 임신 기간을 가진 후 대부분 7~8월께 출산한다. 출산해도 성체 체중의 약 0.1%에 불과한 미숙아 상태로 태어난다. 임신 단계에서 외형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고 상상임신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에버랜드 동물원은 2020년 푸바오 출산 경험을 바탕으로 혈액·소변 검사 등 판다들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분석해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기간을 정했고 올해 2월 중순 판다 부부의 자연 교배에 성공했다.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분간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판다월드 내실에서 전문가들이 집중 케어할 예정이다. 야생에서는 판다가 쌍둥이를 출산했을 경우 어미가 두 마리 모두 키울 수 없어 한 마리만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판다 연구기지, 동물원 등 판다 번식 전문 기관에서는 사육사의 인공 포육 병행을 통해 쌍둥이 모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송영관 사육사는 네이버 카페 ‘주토피아’를 통해 “생존의 조건을 최우선으로 따르는 야생동물이기에 그들의 삶을 조금은 한발 물러서서 믿고 맡기며 존중해줘야 하는 또 다른 시기”라며 “주인공인 그들이 올바른 노선으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우리는 조연·도우미로서 해야 할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의 건강 상태와 성장 과정을 관찰하며 일반 공개 시기를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푸바오의 경우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하며 외부 환경에 적응한 생후 6개월께부터 판다월드 방사장에서 일반 관람객들과 만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푸바오에 이어 쌍둥이 판다까지 태어나면서 에버랜드 동물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에버랜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판다월드’를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판다월드 누적 관람객은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이번 쌍둥이 판다 출산은 한중 양국의 판다 협력 연구에 따른 또 한 번의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 동물 관리 전문성과 번식 연구 등을 더욱 강화해 멸종 위기 동물 종 보전을 위한 동물원의 역할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