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89조원 VM웨어 인수하나…EU집행위 반독점 심사 통과 예정

집행위 '반독점 심사' 통과 전망
美·中·英 승인절차 남아 험로

EPA연합뉴스

미국 통신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과 클라우드컴퓨팅 업체 VM웨어 간 인수합병(M&A)이 유럽연합(EU)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영국·미국 규제 당국 등의 승인 절차가 남아 실질적인 마무리 단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가 브로드컴이 총 690억 달러(약 89조 원)에 VM웨어를 인수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계약은 지난해 5월 체결됐지만 발표 이후 각국에서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1년 넘게 제동이 걸린 상태다. FT는 “VM웨어의 소프트웨어가 경쟁사의 하드웨어와 함께 작동할 수 있게 조치한다는 브로드컴의 양보안이 수용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심층 조사를 시작한 EU 집행위는 앞선 예비 조사에서 M&A가 이뤄질 경우 브로드컴이 자사 하드웨어의 이익을 위해 VM웨어 소프트웨어와 경쟁사 하드웨어 간의 상호 운용성을 저하시키거나 경쟁 업체가 VM웨어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7개월에 걸쳐 2차 조사를 실시한 뒤 시장 독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브로드컴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여전히 영국·미국·중국 등 각국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다. 정보기술(IT) 산업 역사상 손꼽히는 ‘메가딜’인 만큼 시장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을 까다롭게 확인하는 모양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해 예비 조사를 거쳐 올해 3월 2단계 심층 조사를 시작해 9월 중순께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게다가 미중 반도체 기술 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 양국 규제 당국도 해당 계약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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