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질병 치료의 첫걸음'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법 찾아

인산화된 복제단백질 A로 DNA 복제 스트레스 정상화 가능
UNIST 공동 연구팀, 칼만 증후군 등 각종 질병 치료의 발판 마련

DNA 복제 스트레스 상황에 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작용 과정을 밝힌 연구진. 윗줄 왼쪽부터 최장현 교수, 제 1저자 한예지 연구원, 아랫줄 왼쪽부터 김홍태 교수, 제 1저자 강유진 연구원, 이자일 교수. 사진제공=유니스트

DNA 복제는 생명 유지와 유전의 근본이 되는 생체 활동이다. 최근 뇌에서 활동하는 단백질에 의해 DNA 복제가 멈췄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발견됐다. DNA 복제가 방해받는 모든 과정인 ‘DNA 복제 스트레스’로 발생되는 암, 신경 질환, 노화와 같은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이자일·김홍태·최장현 교수팀은 NSMF 단백질이 DNA 복제 스트레스 상황에 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작용 과정을 밝혔다고 13일 공개했다.


NSMF 단백질은 주로 뇌에서 활동하는 단백질로 성장 및 생식호르몬 분비, 후각과 관련된 신경세포의 발달과 움직임에 관여한다. 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생식기능저하증 및 후각기능 상실을 동반한 칼만 증후군(Kallmann syndrome)과 같은 희귀성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연구팀은 DNA 복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NSMF 단백질에 주목했다. DNA 복제 스트레스에 의해 복제가 멈춘 단백질은 DNA 구조가 이중나선에서 단일나선으로 풀리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단일나선 DNA에 ‘복제단백질 A’라는 단백질이 특이적으로 결합한다. 이렇게 결합된 복제단백질 A는 인과 산소로 이뤄진 인산기가 화학적으로 붙는 인산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인산화된 복제단백질 A는 복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단백질들을 복제가 멈춰진 곳으로 불러들여 정상적인 활동을 하도록 만든다.


한편, 복제단백질 A는 단일나선 DNA에 약한 형태와 강한 형태로 결합이 가능하다. NSMF 단백질은 약하게 결합된 복제단백질 A 일부를 떨어뜨리고 남은 단백질을 강한 형태로 바꾼다. 특히 인산화 단백질인 ATR은 강하게 결합된 단백질만을 인산화시키기 때문에, NSMF에 의해 강한 형태로 변한 복제단백질 A로 인해 인산화가 빠르게 증폭된다. 연구팀은 이런 작용 원리를 통해 DNA 복제 스트레스가 보다 빨리 해소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자일 생명과학과 교수는 “본 연구는 DNA 복제 해소와 관련된 분자 기전을 규명해 암, 신경 질환, 및 노화와 관련된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며 “또한 뇌 속의 DNA 복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해소하는 실마리를 발견한 것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제 1저자 강유진 박사과정 연구원은 “NSMF는 칼만 신드롬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질병의 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DNA와 RNA 같은 핵산과 관련된 연구로 저명한 국제 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6월 28일 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과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과학연구실 및 중견과제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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