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모바일 청첩장을 별생각 없이 눌렀다가 휴대전화가 해킹돼 1억 4000만 원이 인출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A씨는 지난달 17일 휴대전화 문자로 청첩장이 날아와 누구의 결혼식인지 확인하기 위해 링크를 클릭했다. 하지만 아무런 화면이 뜨지 않아 별생각 없이 넘어갔다.

그런데 같은달 30일 갑자기 A씨의 휴대전화로 정체 모를 인증 문자가 수십 통 날아왔다. 그러고는 다음 날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A씨 명의의 보험사와 은행 등에서 1억 4000만 원 대출이 이뤄진 후 돈이 특정 계좌로 입금됐다. 이렇게 입금된 돈은 다시 여러 대포통장으로 출금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받은 모바일 청첩장은 '스미싱'(SMS와 피싱의 합성어) 문자였다. A씨가 모바일 청첩장에 적힌 링크를 누른 순간 원격 제어가 가능한 해킹 프로그램이 깔렸던 것이다.

해킹 프로그램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A씨의 금융인증서와 개인정보 등을 탈취해 대출을 받는 데 이용됐다.

A씨는 휴대전화에 인증 문자들이 온 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이들은 금융사가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주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사건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자기 명의의 다른 휴대전화가 개통된 것 같다고 말하고 계좌 관련해 언급이 전혀 없어서 (피싱 범죄를)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은 피해 금액이 커 기초 조사를 마친 후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