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 지 10일 밖에 되지 않은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후 3시쯤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천 서구 백석동의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공동현관, 엘리베이터 등이 물에 잠겼다. 1단지 연회장 커뮤니티 센터 일대가 물에 잠겼고, 지하 1층 천장과 비상구 계단 등에도 빗물이 쏟아졌다. 1단지 정문과 후문에 있는 외부 엘리베이터 2대도 바닥에 물이 고여 운행을 중단했다.

2개 단지 전체 4800여채 규모인 이 아파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대우건설 측은 “커뮤니티 시설에 설치된 빗물받이 용량을 초과하는 폭우가 쏟아져 배수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1차 복구를 완료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보완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신축아파트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신축아파트 자체가 괜찮은지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에 시간당 70㎜의 폭우가 내린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에서도 단지 내 보행로와 공용시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입주 4개월 된 재건축 단지로, 전용면적 85㎡ 기준 매매가 25억원에 달하는 고가 아파트다. 지난달 말 지하주차장 침수에 이어 3주 만에 또 물에 잠겼다.

GS건설 측은 단지가 저지대에 있어 배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지 시공 하자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 잇단 침수에 온라인에선 아파트 이름을 패러디해 ‘침수자이’ ‘흐르지오’ 등의 자조섞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입주민들 역시 “분양가 높은 신축 아파트인데 어떻게 지은 건지 모르겠다” “이러다 대형 사고라도 터질까 불안하다”고 했다.

13일부터는 다시 전국에 장맛비가 예고됐다. 13~14일 수도권에 비가 많이 오는 곳은 이틀간 강수량 250㎜ 이상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는 아파트에서 배수 현황을 면밀히 살피는 선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빠른 시간 내에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수펌프를 더 설치하고 하수구 직경 자체를 키울 필요도 있다. 또한, 물이 차면 밖으로 물을 빼내기 어려운 지하 주차장에는 물막이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