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공무원노조 "국토부, 희생양 찾을 게 아니라 안전관리 시스템 개선 우선

市 책임 거론한 정자교 붕괴사고 조사결과에 반발

성남시청 전경. 사진 제공=성남시

성남시청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14일 성명을 내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정자교 붕괴사고와 관련한 국토교통부의 사고원인 조사결과에 대해 "제2의 정자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희생양을 찾을게 아니라 안전관리 시스템 개선이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지난 12일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에 대해 노후화에 따른 도로부 하부 콘크리트와 캔틸레버부 인장 철근 사이의 부착력 상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설물 결함을 인지하고도 원인 분석이나 보수·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성남시의 관리감독 책임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성남시 공직자로서 그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시민들의 안전과 평온한 일상을 지키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깊이 통감한다”며 “이번 안타까운 사고를 계기로 우리 주변에 다른 위험 요소는 없는지 각별하게 살펴보고 주의 깊게 관찰하여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난 7월 11일 국토부는 정자교 붕괴사고가 겨울철 제설작업과 교량 관리주체인 (성남)분당구가 적정한 유지보수를 하지 않아 캔틸레버 정착 부분에 콘크리트 열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 철근 정착력이 부족해져 붕괴했다고 발표했다"며 “정자교 정밀점검 결과에 따른 보수보강 공사의 이력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졸속 조사를 차치하고도 지금도 많은 시민이 정자교와 유사한 교량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에 너무 설익은 결과를 내놓은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국토부 발표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자교 캔틸레버 정착구간의 철근 길이가 부족하고, 한 단면에 모든 철근을 정착하였기 때문에 취성적 파괴가 발생했다”며 “현재 도로교 표준시방서를 기준으로 정자교의 설계는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못하다”고 짚었다.


조합은 “그런데도 ‘1987년 도로교 표준시방서 기준에는 적정하며,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있었으면 30년 이전에 붕괴’하였다는 말은 콘크리트 구조물 목표 내구수명을 간과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게다가 정자교가 준공하기 이전 1992년에 이미 도로교 설계기준이 바뀌었다”며 “그렇다면 안전기준에 맞지도 않는 교량을 LH공사(당시 토지개발공사)는 성남시로 이관하면서 예고된 사고를 묵인했단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합은 “우리 사회는 이미 2010년 서울시 청룡교와 2018년 성남시 야탑10교 붕괴사고를 겪은 바 있으며 모두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 공법으로 시공되었던 바, 국토안전관리원이진작에 캔틸레버 구조의 교량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안전점검 진단 제도를 개선했다면 이번처럼 안타까운 인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힐난했다.


나아가 “이제서야 전국적으로 1313개의 캔틸레버 교량을 전수조사했다고 하니 분당구처럼 캔틸레버 길이가 4~5m인 교량의 사례가 과연 어디에 있고, 그 교량은 안전한 지 답해주기를 바란다”고 비꼬았다.


조합은 “겨울철 도로 제설작업과 교면 연성포장 등 유지관리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설계와 시공 등 구조적 측면에 대한 원인조사도 철저히 하라"며 "괜히 LH공사와 국토안전관리원을 제 식구라고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경찰은 국토교통부가 갖다 바친 희생양을 덥석 물지 말고 교량의 설계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시공상 문제는 없었는지 신중하게 확인하기를 바란다”며 “행여나 ‘중대시민재해 제1호’ 라는 가시적 성과에 급급해 유지관리 책임만을 따진다면 이는 수사의 공정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남시도 지난 12일 국토부가 발표한 정자교 붕괴 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관련해 신상진 시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설계와 시공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지자체의 관리책임만을 물었다”고 불만을 표시한 뒤 30년 전 정자교 설계와 시공에 관여한 금호건설과 LH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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