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가량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77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9%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수입 1조 2547억 달러 중 한국에서 수입한 비중은 6.1%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의 7.6%에 비해 1.5%포인트 쪼그라들었다. 중국의 전체 수입국 순위에서도 지난해 대만에 이어 2위였던 한국은 올해 미국·호주·일본에 추월당해 5위로 밀려났다. 중국의 대한국 수입 비중 감소는 2017년 ‘사드 보복’ 이후 뚜렷해졌다. ‘사드 보복’ 이전인 2016년 한국의 비중은 10%였지만 2017년 9.6%, 2019년 8.4%, 2022년 7.4%로 하락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중국 특수 때문에 구조 개혁의 적기를 놓친 탓도 크다는 점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지난 10년 동안 우리 국내 산업이 중국 특수에 중독돼 구조 조정 기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경직된 노동 구조와 교육 환경이 산업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수출 급감으로 대중 무역적자가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째 이어질 정도로 산업 구조가 취약해졌다.
중국의 시장 개방과 저임금 특수에 기댄 경제 성장 방정식은 시효를 다했다.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5.3%에서 올해 5월에는 19.6%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보복 등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도 대중국 교역 의존도를 줄여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 한편 ‘탈(脫)중국 특수’를 위한 구조 조정도 서둘러야 한다. 전통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 전략산업·서비스업 등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산업·무역 구조 조정을 서두르고 수출입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뚝심의 리더십으로 규제 혁파와 노동·교육 개혁에 적극 나서야 저성장 위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