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방문에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극비리에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두 정상은 15일 키이우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재건, 인도적 지원을 위해 양국이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싸워나간다면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감사를 표하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센터 건설에 참여해주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패권 야욕을 노골화하는 중국, 핵·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은 우크라 사태 이후 밀착을 시도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도 6·25 전쟁 당시 세계 각국의 도움을 받아 생존했고 마침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한국전쟁에 유엔의 이름 아래 16개국이 전투 병력을 파견했고 5개국이 의료지원단을, 40여 개국이 물자를 보내왔다. 우리가 전체주의 국가에 대응해 자유·인권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특히 강대국에 의해 주변 국가의 주권·영토가 침해되는 사례가 없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는 양국의 경제 발전은 물론 우리 기업의 유럽 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전후 폐허를 딛고 일어서고 수십 년 동안 신도시를 개발하는 등 풍부한 재건 경험과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약 130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중 약 66조 원 규모의 사업에 폴란드와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우크라이나 간 평화 연대를 다지고 이를 토대로 민관 ‘원팀’을 꾸려 경제 협력을 방산·원전·건설 등 전방위로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