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주식시장이 가속 페달을 준비를 마쳤단 분석을 담은 보고서가 17일 발간됐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 등 가치 관련주와 중국 경기 부양책의 수혜를 받는 시크리컬 관련주 등이 눈여겨볼 만 한 종목으로 제시됐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직전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를 기록한 이후 며칠 동안 주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며 “물가상승률 하락이 진행된 것은 한참 전부터의 일이지만, 현재 주식시장은 조금 더 기대에 부푼 모습을 내비친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미국 CPI 증가율 흐름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 명분은 약화되고 있다”며 “지난 1년간 미국 CPI 증가율이 하락세를 지속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에 따라 향후 그 증가율이 추가로 내려올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특히 미국 CPI 증가율이 지금의 3%보다 하회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깊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장기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하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르면 올해 하반기 또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이같은 인플레이션 안정 가능성이 당면한 기업실적 발표 시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미국 CPI 증가율 발표 이후 주식시장 참여자의 머릿속에서는 '인플레이션 안정 이후 소비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이라는 간단하고도 강렬한 메커니즘이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면 당장 2분기 기업실적이 부진하게 발표되더라도 주가 상승의 기대감을 이어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며 “향후 인플레이션 안정 가능성을 기반으로 3분기부터의 기업실적이 향상될 여지를 고려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또 중국 등 경기 부양책을 계획했던 국가들이 이제부터 실천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만연하다면 특정 국가는 경기 부양책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지만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여지를 보일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며 “최근 중국 등의 경기 부양책이 다시금 관심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기업 실적 향상 여지,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 하나하나는 모두 주식시장 상승을 이끄는 동력”이라며 “주식시장 내부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이차전지를 위시한 모멘텀 관련주, 기업실적 개선 기대에 반도체를 필두로 하는 가치 관련주, 그리고 이에 더하여 중국 등의 경기 부양책 가능성으로 시클리컬 관련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