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홀딩스 9월 출범…출연연 R&D 사업화 확대

KIST, 기술사업화 전담법인 내달 설립
“후속 투자유치 지원…185개 창업 목표”
ETRI 이어 출연연 기술지주 확산 기대
과기정통부 “R&D 질적 성과 창출 지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키스트)이 오는 9월 기술지주회사 ‘키스트홀딩스’를 공식 출범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이은 두 번째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기술지주사를 앞세워 국가 연구개발(R&D)을 통해 확보한 기술의 사업화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서울 성북구 본원 전경. 사진 제공=KIST

1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KIST는 9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키스트홀딩스의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 후보 모집을 마쳤고 다음달까지 대표 선임과 법인 설립을 완료할 방침이다. KIST 관계자는 “벤처캐피털(VC) 등 외부 전문가 위주로 후보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법인 설립과 관련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친 만큼 대표가 선임되는 즉시 임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스트홀딩스는 KIST에서 개발된 기술을 활용한 창업을 지원한다. 출연연 공동 기술지주사 한국과학기술지주의 지원으로는 부족한 기술 발굴과 기획형 창업에 보다 집중하고, 특히 외부 출신 대표가 이끄는 민간 기업인 만큼 기관 내부에 비해 객관적 분석으로 이 같은 역할을 해낸다는 방침이다. KIST는 2030년까지 200억 원을 출자해 185개 창업 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


임환 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은 “한국과학기술지주가 있지만 KIST의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기에는 그 규모가 부족하다”면서 “단순 투자를 넘어 KIST의 유망한 기술을 찾아 창업하고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스케일업하는 기술 사업화 전(全) 과정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계는 ETRI에 이은 출연연 기술지주 확산의 계기가 될 수 있는 키스트홀딩스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ETRI의 기술지주사 에트리홀딩스는 2010년 출범 후 10여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까지 97개 포트폴리오사를 확보하는 업계에서 꼽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R&D 역량의 사업화를 위해서라도 기술지주 설립에 힘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R&D 투자 비중이 4.96%로 세계 2위를 자랑하지만 R&D 연구성과 기반 창업은 전체 창업의 0.07%에 그쳐 실질적인 R&D 성과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출연연은 지난해 수익 발생 특허 기준으로 31.3%의 고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기술 사업화 확대의 필요성이 크다.


기술지주사 형태가 업계에 확산되려면 시간이 보다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실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예산 및 한국과학기술지주와의 역할 중복 문제로 기술지주 설립 방안 검토를 올해 들어 중단하는 등 출연연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기술지주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출연연 기술지주 설립과 기능을 활성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정부는 R&D 역량 강화가 수익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 정부의 관련 로드맵은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이같은 지원책을 포함한 7000억 원 규모의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