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띠는 상황에서도 관련 펀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펀드들이 높은 청약 경쟁률 속에 충분한 물량을 받지 못한 데다 이른바 대어(大魚)급 기업의 상장도 적었기 때문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 신규 상장일 가격제한폭 제한 완화, 대형주 공모 효과가 겹칠 경우 관련 펀드 시장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으로 국내 상장된 143개의 공모주 펀드(설정액 10억 원 이상)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5.88%였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7.52%)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설정액은 연초 이후 6895억 원이 빠져나가 2조 9068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조 1570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공모주 펀드 시장의 부진은 최근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6월 14일부터 7월 14일까지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은 고작 0.37%에 그쳤다. 이 기간에도 설정액이 437억 원이나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올 하반기 금리가 안정되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두산로보틱스·서울보증보험 등 비교적 체급이 큰 회사들이 상장에 나서면서 공모주 펀드 시장에도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예금금리나 채권수익률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공모주 펀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 종목의 상장일 가격변동제한폭을 공모가 대비 60~400% 선으로 확대한 조치도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을 높일 요인으로 꼽혔다. 이전까지는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이 공모가의 63~260%에 불과했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초가부터 공모가의 4배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공모 청약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