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최근 20여 일간 1000대에 가까운 차량이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7일 오전 9시까지 접수된 자동차보험 차량 침수 피해 신고는 총 995건이었다.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폭우가 쏟아진 충청도 지역의 차량 침수 피해가 274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도(172건), 광주광역시(110건), 경북(93건), 전남(79건), 전북(77건) 순이었다.
올해 집중호우 추정 손해액은 88억 99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량 침수 피해가 집중된 충청 지역 추정 손해액이 24억 7800만 원으로 가장 컸다. 경기도의 차량 침수에 따른 추정 손해액은 17억 1700만 원, 광주가 9억 9800만 원, 경북이 7억 39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기록한 것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수도권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외제차 등의 피해가 많았던 만큼 지난해 8~9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차량이 1만 2041대에 달했고 피해액만 1375억 원가량이었다. 여기에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차량 9691대, 피해액 772억 원을 추가하면 지난해 피해 차량은 총 2만 1732대, 피해액은 2147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전 금융권으로 구성된 ‘피해지원 금융상담센터’를 설치하고 다양한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선 수해 피해 가계에는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기존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지원 △보험료 납입 유예 및 보험금 신속 지급 △카드 결제 대금 청구 유예 △연체 채무에 대한 특별 채무 조정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생보·손보업권은 차량·농경지·축사 침수 등의 수해 피해 고객의 보험금 청구시 심사 및 지급의 우선순위를 상향 조정하고 보험금을 조기 지원할 예정이다. 수해 피해 고객의 보험료 납입 의무를 최장 6개월 유예하고 보험계약 대출 신청시 대출금을 24시간 이내 지급한다.
수해 피해를 입은 차주가 채무를 연체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에 특별 채무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일반 채무 조정과 달리 최대 1년 무이자 상환 유예 등의 금융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수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도 이뤄진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기업당 한도 이내, 3억 원 이내에서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은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특례보증비율을 90%(현 85%)까지 높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피해 기업 대상 신규 대출을 최대 5억 원 지원한다.
산은 등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상호금융권 등은 피해 기업 및 소상공인의 기존 대출금에 대해 최대 1년 간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던 소상공인이 이번 수해 영향으로 채무를 연체한 경우 현재 시행 중인 새출발기금을 통해 이자 감면 등 채무 조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금융 당국은 이날 업권별 협회 등과 함께 ‘수해피해 긴급 금융대응반’을 구성하고 피해 상황 파악 및 금융 지원 대응을 총괄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수해 피해가 심각한 경북·충북·충남에 금융 상담 인력을 현장 지원해 신속한 금융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