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안서 고래 50여마리 '떼죽음'…사회적 유대 때문?

영국 스코틀랜드 해안에 떠밀려와 떼죽음한 들쇠고래들. 영국다이버해양구조대(BDMLR)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 스코틀랜드 해변에 들쇠고래 50여마리가 떠밀려와 떼죽음을 당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전날 오전 7시께 스코틀랜드 북서부 루이스섬 노스톨스타에 있는 트라이모르 해변으로 거두고래속에 속하는 들쇠고래(pilot whale) 55마리가 떠밀려와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해양생물 보호단체 '영국다이버해양구조대'(BDMLR)가 현장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들 중 대부분은 폐사하고 약 15마리가 살아있었다.


구조대는 아직 활발하게 움직이는 들쇠고래 두 마리를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려 시도했지만,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인근 해변에 다시 좌초해 폐사했고 한 마리만 가까스로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몇 마리가 더 죽어 10여마리가 남았으나 거친 파도 등으로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구조대는 결국 고래들이 물 밖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 등을 고려해 같은 날 오후 남은 개체 모두 안락사 시켰다.


구조대 관계자는 "들쇠고래들은 사회적 유대가 너무 강해 한 마리가 어려움에 빠져 뭍으로 떠밀려 올라오면 나머지도 따라와 더 많은 고래가 좌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초기 조사 결과 이번에 집단 폐사한 고래들도 출산 도중 문제가 생긴 암컷 돌고래 한 마리를 따라 좌초한 것으로 추정된다.


BDMLR은 "수의사, 해안경비대, 소방구조대 등과 논의해 얕은 물과 거센 파도 등 현장 여건상 남은 고래들을 다시 바다로 끌어내기에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고래들이 얼마나 오래 물 밖에 나와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 복지 차원에서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초반에 탈출한 한 마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살아남지 못했다. 오후 3시30분께 마지막 고래가 폐사했다"며 "아무도 고래 무리의 이런 슬픈 결말을 바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들쇠고래 성체의 크기는 길이 6m에 몸무게 1톤(t)에 이른다. 뭍에서는 이런 덩치를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물 밖에 오래 있을수록 생존 가능성이 작아진다.


BDMLR에서 복지·보호 책임자로 일했던 댄 자비스는 BBC에 "(들쇠고래들은) 진화하면서 육지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할 능력을 잃어버렸다. 이 때문에 해변에 올라오면 (자기 몸에) 압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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