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의 막바지 시기로 판단되는 ‘크레디트 사이클’의 후반부가 다가오면 이자율 위험과 신용 위험 간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재테크 방법으로 꼽힌다. 특히 현재와 같은 신용 사이클에서는 이 같은 ‘신용 바벨 전략’이 더욱 적절한 투자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의 가장 큰 두 가지 위험은 이자율 위험과 신용 위험으로 전통적으로 둘은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자율에 민감한 국채는 경제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율이 낮고 금리 하락기에 좋은 성과를 낸다. 반면 하이일드 회사채와 이머징마켓 채권은 성장 추세가 강하거나 금리 상승기에 빛을 발한다.
지난해에는 이 두 가지 유형의 채권이 모두 하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시기가 이미 지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올해 초 다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나며 장기적으로 과거 패턴이 재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 바벨 전략’은 국채와 같이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자산과 성장에 민감한 크레디트 자산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는 것을 말한다. 이 전략은 강력한 방어력과 높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장점이 있다. 신용 바벨 전략은 대부분의 시장 환경에서 유용하지만 특히 지금이 바벨을 들어 올리기에 이상적인 시기다.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정책이 채권 수익률을 상승시킴에 따라 이 두 유형의 채권 모두를 통해 인컴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긴축적 통화정책이 성장을 압박하고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이면서 연말쯤 크레디트 사이클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유동성과 일정 수준의 듀레이션을 유지하고 싶을 것이다. 이때는 국채 투자가 이 두 가지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채권과 이머징마켓 회사채 등 ‘스프레드 섹터’에 대한 익스포저를 늘린다면 포트폴리오의 건강한 균형을 맞추고 수익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현재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경기 침체기에 특히 취약할 수 있는 CCC등급 회사채에 대해서는 투자를 고려할 때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간 지속돼 온 저금리, 저변동성 환경과 비교한다면 최근 시장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신중하게 투자에 임하면서 다양한 결과와 맞닥뜨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이자율 위험과 신용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