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란 사태' 장본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대신 바그너그룹을 이끌 인물을 직접 거론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이 지목한 이는 바그너그룹 임원이자 전직 러시아군 대령 ‘안드레이 트로셰프’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체첸, 시리아 전장을 경험한 베테랑 지휘관이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프리고진이 반란을 접고 물러난 후 닷새 만에 프리고진을 포함한 바그너 고위급 수십명을 소집해 주재한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에 여러 선택지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세도이'라는 호출부호(콜사인)를 지닌 직속 지휘관 아래에서 전투를 지속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코메르산트 인터뷰에서 "내가 그 말을 하자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
그는 "용병들은 한데 모여 복무를 이어갈 수 있었고, 그렇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늘 그들의 진정한 상관이었던 인물이 그들을 계속 이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때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던 프리고진의 면전에서 바그너의 새 수장을 직접 지목한 셈이다.
CNN은 '회색 머리카락'이라는 뜻을 가진 세도이는 바그너그룹 창립 멤버이자 현 임원인 트로셰프를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트로셰프는 체첸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험을 쌓아 훈장을 다수 받은 베테랑 군인이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1953년생(70세)이지만, 러시아와 튀르키예 일부 매체는 그가 1962년생(61세)이라고 전하고 있다.
한편 CNN은 프리고진이 지난달 6월 2일 이후 대중 앞에 목격되지 않고 있다며 "프리고진의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모스크바 진군을 멈춘 뒤 벨라루스로 향했다. 그러나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6일 프리고진이 러시아에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