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성별과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지영·고령은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와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패혈증연대의 ‘전향적 코호트 데이터’를 이용해 2019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9개 병원 응급 병동에서 패혈증 및 패혈 쇼크로 진단된 19세 이상 환자 6442명을 대상으로 병원 내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패혈증은 박테리아가 혈액 속에서 번식하면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초기에 신속한 치료가 이뤄질수록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데, 패혈증 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탓에 국내 사망률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패혈증은 2021년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12.5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2011년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 수가 인구 10만 명 중 3.7명으로 14위에 머물렀음을 고려할 때 10년 새 사망자 수가 3배 이상 증가하면서 10대 사망 원인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패혈증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감염과 장기부전 악화 소인에 집중돼 있었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사망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관계가 아니라, 나이에 따른 호르몬 변화와 함께 면역체계 변화가 영향을 줄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복합적인 사망 요인에 따른 비선형적 관계의 연관성을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는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패혈증에 노출된 남성의 사망 위험도는 여성보다 115% 더 높았다. 전반적으로 남성의 사망 위험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여성은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50세 환자군에서는 남성이 여성 대비 사망 위험도가 57%로 크게 줄어들었다.
패혈증 환자들은 성별에 따라 감염 경로도 달랐다. 호흡기 감염은 남성이 53.8%, 여성이 37.4%로 남성에게 더 많았다. 반면 요로감염의 경우 남성은 14.7%, 여성은 29.8%로 여성이 2배 이상 더 많았다. 19~50세 환자군은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입원 중 사망률로 한정했을 때도 남성의 상대 위험도가 29%로 현저히 낮은 특징을 보였다.
서 교수는 “패혈증은 기관에 따른 편차가 크기 때문에 표준화된 진료 지침을 정립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패혈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자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정밀한 치료를 시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중환자 관리(Critical Care)’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