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쿠란(이슬람교 경전) 소각 사건’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이라크 정부가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추방했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란 소각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날 모하메드 시아 알 수다니 이라크 총리는 스웨덴 대사 추방과 함께 스웨덴 주재 이라크 대사도 철수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땅에서 쿠란을 불태우는 일이 재발하면 외교 관계를 단절할 것이라고 스웨덴 정부에 전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8일 스톡홀름의 한 모스크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여한 이라크 출신 남성 살완 모미카(37)가 쿠란을 밟고 불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라크·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 등 이슬람권 국가들은 강력히 항의하며 시위를 허가한 스웨덴 당국을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도 모미카가 2차 쿠란 소각 시위를 예고하자 이라크 시위대가 20일 새벽 바그다드의 스웨덴 대사관을 습격해 불을 지르기에 이르렀다. 이에 스웨덴 외교부는 항의 성명을 내고 “이라크 당국은 비엔나협약에 따라 외교 공관과 직원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수다니 총리도 방화범 기소 방침을 밝혔지만 여론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사 추방 및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