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최근 학생 폭력 등에 의한 교권 침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의 전면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학생 개인의 인권 보호에만 집중된 해당 조례에 모든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책임성을 더 하겠다는 의미다. 조례 명칭도 ‘학생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로 바꾸기로 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오후 도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 및 교육활동 보호와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뜻을 밝혔다.
도교육청은 먼저 학생인권조례 제4조에 명시된 ‘책무’ 규정을 개정 보완하기로 했다.
현행 조례는 도교육감은 교육·학예에 관한 정책을 수립할 때 학생의 인권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학교 설립자 및 경영자, 교직원, 학생의 보호자 등의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 교육감은 이에 대해 “학생 및 보호자는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다른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육활동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조례에 포함하고자 한다"며 “학생이 교직원과 다른 학생 등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법령과 학칙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례 제8조에 다른 학생의 학습권 내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하기로 했다.
현행 조례는 ‘학생은 법령과 학칙에 근거한 정당한 사유 없이 학습에 관한 권리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교육감, 교장 등은 일시적 장애를 포함한 장애 학생, 다문화가정 학생, 예체능 학생, 학습곤란을 겪는 학생 등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 교육감은 “상벌점제 금지조항을 보완해 학생 포상, 조언, 상담, 주의, 훈육 등의 방법으로 학생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며 “훈육에는 학부모 교육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부모님의 교육 책무성을 강화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임 교육감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학생인권조례의 명칭을 ‘학생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로 변경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학생인권옹호관은 가칭 학생생활인성교육관으로 변경하는 것 역시 추진한다고 알렸다.
임 교육감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인권을 보호한다는데 개개인의 권리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 개인의 인권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함께하는 다른 학생에 대한 침해가 사각지대에 있고, 선생님도 그렇다”고 현행 조례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임 교육감은 특구교육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특별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알리면서 학생 폭력 등에 취약한 기간제 교사에 대한 보호를 위해 제도보완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도교육청은 의견수렴절차를 거쳐 9월까지 입법최종안을 마련해서 연내에 학생인권조례 개정이 완료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공포했다. 이후 서울, 광주, 전북, 충남, 인천, 제주 등으로 확대돼 시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