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안전한 곳은 어디냐"… 신림역 칼부림 사건 현장 추모행렬

21일 오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한 시민이 폴리스라인이 설치된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에서 대낮에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22일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사건 현장에서 흰 국화를 바닥에 놓고 묵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작은 밥상에는 고인에게 올리는 술과 음료 등으로 가득했다. 벽면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심란한 마음에 찾아왔다. 안타깝고 어이없고 허망하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꿈꾼다'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 100여개가 빼곡히 붙었다.


시민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평일 대낮에 흉기난동이 벌어져 사망자까지 발생한 데 대해 충격과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김모(47)씨는 "대낮 시내 한복판에서 이유도 없이 흉기에 찔려서 죽었다"며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안전한 곳은 어디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다가 들렀다는 김한솔(23)씨는 "유동 인구가 많다 보니 이곳에서 싸움은 자주 일어나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도 다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상인들은 불안감을 호소하면서도 이번 일로 신림동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면 어떡하느냐며 걱정을 숨기지 못했다. 현장 근처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서모(31)씨는 손님들도 불안해서 앞으로 신림동에 안 오고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하더라"며 "어제는 평상시보다 매출이 3분의 1로 줄어 일찍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2시경 피의자 조 모(33)씨가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을 돌아다니며 주변 시민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둘렀고,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된 조씨는 폭행 전과 3범이며 그 외 소년부로 송치된 수사 경력 자료가 14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중 1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고 나머지 2명은 치료 중이다. 당초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던 부상자 1명도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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