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목숨값이 구명조끼 한 벌만 못하냐"…'스무살' 해병 죽음에 쏟아진 공분

누리꾼들 "처우 개선 필요"…수색에 병사 투입하는 행태 이해 못하기도

20일 오전 경북 예천스타디움에 마련된 해병대 숙영지에서 해병대 관계자가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대 해병대원이 경북 예천지역 비 피해 실종자를 찾다 급류에 휩쓸려 숨지면서 해병대 측의 조치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다.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도 지급받지 못한 채 수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해병대사령부 자유게시판에는 이 같이 허술한 해병대의 수색 당시 조치를 성토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9시 3분께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석관천 보문교 인근에서 해병대원 20여 명이 비 피해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탐침봉을 이용, 대열을 갖춰 하천 주변을 수색하던 중 대원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이중 2명은 자력으로 빠져나왔지만 채모(20)일병은 실종됐다.


수색에 나선 소방과 군 당국은 이날 오후 11시 8분께 예천 호명면 월포리 고평대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심정지 상태인 채일병을 발견했지만 결국 숨졌다.


실종 당시 구명조끼가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군인 목숨값이 구명조끼 한 벌만 못하냐"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성인용 구명조끼 제품 가운데는 1만원대 제품도 많다.


한 누리꾼은 해당 게시판에 “최소한의 안전장비도 없이 밧줄 하나에 매달려 두려움에 떨었을 장병들을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웃기지도 않은 해병대 캠프 하지 말고 우리 아들들 처우 개선에 더 힘 써달라”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나.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제 고작 20살 밖에 되지 않은 청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에 병사들이 투입되는 행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누리꾼들은 “전문가도 아닌 일반 병사들을 강물에 왜 투입하게 시키나”, “나라 지키라고 보낸 애들인데 저런 일을 당하면 부모는 어떻게 사느냐” “구조와 수색 지식이 없는 군인들이 왜 수색 작업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해병대 1사단 측은 수색에 투입된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를 제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으며, 소방 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 수색 활동이었다”며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고 연합뉴스에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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