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화 받은 상담원이 부사장?…LG전자 임원들 '체험 삶의 현장' [biz-NOW]

'체험 고객의 현장' 프로그램 운영
고객 만나는 사업장 찾아 직무 체험
지난해 9월부터 60여 명 임원 참가
체험 후 문제점·개선방안 제출해야

지난 16일 여름 서비스 성수기를 앞두고 서비스 현장 점검에 나선 LG전자 조주완 사장(왼쪽)이 고객 출장 서비스를 위해 고객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안녕하세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달 중순 서울, 부산, 경남 창원 등 전국에 있는 LG전자(066570) 전화 상담 서비스센터에는 ‘특별한 상담원’들이 방문했다. 37명에 달하는 LG전자 임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수 시간 동안 전화 상담 컨설턴트와 고객 대응을 함께했다. 감정적으로 격앙된 고객들의 민원과 비대면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고장 앞에선 임원들도 진땀을 뺐다. 실시간 고객 상담을 끝마친 후 컨설턴트들은 고객과의 소통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참가 임원들에게 전달했다.


지난 5월에는 12명의 LG전자 임원이 전국 LG전자 베스트샵에서 12명의 ‘일일 매니저’로 활약했다. 판매 매니저가 입는 유니폼을 입고 명찰을 맨 채 고객 대기·맞이 현장을 누볐다. 제품별 판매 전략과 판매를 위한 시스템 사용법 등도 익혔다.


LG전자 임원들이 센터를 방문한 건 ‘체험 고객의 현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전장(VS)사업본부를 제외한 사업부 내 담당급 이상 경영진이 대상으로 △구매 △전화 상담 △렌탈·케어 △배송 △A/S 등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고객 접점 사업장’을 방문하는 것이 골자다.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는 물론 LG전자를 대표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다.


이 프로그램은 매월 LG전자 베스트샵, 서비스센터, 전화 상담센터 등 고객 접점 현장을 돌아가며 운영된다. 체험 이후 임원들은 반드시 느낀 점과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 제안 사항을 기재해 제출해야 한다. 또 향후 리더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떻게 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작성한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올해 7월까지 60여 명의 임원들이 참가했다.


LG전자가 임원들의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만든 데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조 사장은 "직원은 첫 번째 고객"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외부 이해관계자 못지않게 임직원 간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사내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고객 불편에도 선제 대응이 가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3월과 6월 조 사장이 직접 LG전자 전화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는 하이텔레서비스와 홍대역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LG전자는 고객과 구성원의 목소리가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규모를 지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LG전자 내 모든 임원이 한 번은 현장 체험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고객을 미소 짓게 하려면 임원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고객 접점을 지속 챙겨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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