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민스타' 된 참전용사, 韓서 '아리랑' 열창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
새커리 옹, 정전 70주년 기념식 초청
"참전은 아픈 기억…아리랑 생각 나"




박민식 국가보훈처장(현 국가보훈부 장관)이 2월 영국 첼시왕립병원에서 영국 경연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인 6·25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가보훈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오른쪽)이 2월 영국 첼시왕립병원을 방문해 한국전 참전 용사를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국가보훈부

“6·25전쟁 정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불러주십시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잠든 전우들을 위해 아리랑을 부르겠습니다.”(영국 경연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인 콜린 새커리)


영국의 대표적인 경연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이자 6·25전쟁 참전 용사인 콜린 새커리(93) 씨가 부르는 아리랑이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울려 퍼진다.


24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새커리 씨가 보훈부의 유엔 참전 용사 재방 행사에 초청돼 이날부터 29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한에서 새커리 씨는 부산에서 열리는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무대 등에서 한국인의 얼이 담긴 ‘아리랑’을 열창한다. 그는 6·25 참전 당시 전장에서 전우들과 함께 아리랑을 불렀다고 한다. 새커리 씨는 15세에 영국군에 입대해 19세이던 1950년 9월 갓 결혼한 아내를 남겨두고 제45야전포병연대 소속 포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327고지 전투 등에서 중공군과 치열하게 싸운 그는 함께 참전한 6명의 전우 중 4명을 잃었다.


새커리 씨는 2월 영국 참전 용사에게 사의를 표하기 위해 런던의 첼시 왕립보훈병원을 방문한 박민식 보훈부 장관 앞에서 ‘아리랑’을 즉석에서 선보였다. 이에 박 장관은 크게 놀라고 감동해 “한국에 초청할 테니 올해 정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새커리 씨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 그는 “전우들과 무슨 의미의 노래인지도 모른 채 함께 아리랑을 불렀지만 이제는 한국을 떠올릴 때마다 아리랑이 생각난다”며 “너무 아픈 기억이 많은 한국이었지만 아직도 우리를 기억해 감사를 전하는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고 했다.


2019년 89세의 나이에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역대 최고령 출연자로 참여한 새커리 씨는 실수 한 번 없이 단 3곡으로 우승하면서 영국의 국민 스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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