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곳 군침…불붙는 'HMM 인수전'

LX·SM·하림 이어 동원 참전 검토
영구채 1조원 주식 전환 추진에
자금 부담 커져 입찰 완주 미지수
현대차·포스코·CJ 참여도 관심


국내 최대 해운 선사인 HMM(011200)이 매각 작업의 닻을 올리자 국내 중견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초반부터 인수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X그룹을 비롯해 SM·하림(136480)·동원그룹 등이 최근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뒤 인수 검토에 돌입했다. 이들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과 HMM의 사업 시너지 여부를 검토하면서 현금 동원 능력을 따져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20일 HMM 매각 공고를 내고 다음 달 21일까지 한 달 동안 예비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4개 중견 그룹이 IM을 검토하며 HMM 인수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국내 10대 그룹에 포함되는 대기업들의 전격적인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IB 업계는 현대차(005380)그룹과 포스코·CJ(001040) 등이 전격 참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보유한 HMM 지분 전체다. 여기에 양 사가 보유한 HMM의 2조 7000억 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1조 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구주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4조 원 이상으로 전체 거래 규모는 5조 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인수를 검토 중인 중견 그룹들의 현금 동원 능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수전 참여를 가장 먼저 공개한 SM그룹은 4조 5000억 원까지는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하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LX와 동원그룹 역시 외부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협업해 자금 조달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은행이나 주요 증권사들을 통해 다양한 인수금융 기법이 동원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동원그룹이 한국투자금융그룹과 HMM 인수에 협업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2002년 산업과 금융 부문을 분리해 장남인 김남구 회장에게 한국투자금융그룹을,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에게 동원그룹을 각각 맡긴 바 있다.


동원그룹은 육상 물류 사업을 전개하는 동원로엑스를 비롯해 항만인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도 보유하고 있다. HMM 인수로 해상 운송망을 확보할 경우 육상부터 해상을 연결하는 종합 물류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X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LX판토스를 통해 해운 물류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최대 물류 운송 대행 기업으로 꼽히는 LX판토스는 HMM의 컨테이너선까지 확보할 경우 운임비를 낮추는 등 업계 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미 해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하림과 SM은 사업 다각화는 물론 국내 최대 해운 선사인 HMM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운다는 계산이다. 하림그룹은 벌크선 사업 비중이 큰 팬오션에 HMM의 컨테이너선 사업을 더해 경쟁력 확장이 가능하다. SM그룹 역시 대한해운과 대한상선 등 관련 계열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특히 SM상선은 컨테이너선 사업을 하고 있어 HMM과의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중견 그룹들이 초반 인수전에 나서고는 있지만 산업은행이 HMM의 영구채 1조 원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할 예정이고 남아 있는 영구채 역시 1조 7000억 원에 달해 예비입찰 참여 여부부터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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