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다가오는 지구 '티핑 포인트'…"심층 해류 시스템, 내후년부터 붕괴할 수도"

대서양 거대 해류 AMOC 약화 징후
2039~2070년 붕괴 가능성 가장 커
"전세계 기후에 심각한 영향 낄칠 것"

사진=이미지투데이

지구의 기후 시스템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심층 해류 순환 구조가 이르면 내후년 붕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5일(현지 시간) CNN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된 페테르 디틀레우센·수잔네 디틀레우센 교수팀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바다를 순환시키는 주요 해류 중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이르면 2025년 붕괴를 시작해 2095년까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고 전했다. 페테르 디틀레우센 교수는 “AMOC의 중요한 변화에 대한 조기 경고 신호를 발견했다”며 “붕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은 2039~2070년”이라고 말했다.


AMOC는 대형 컨베이어 벨트 구조로 작동하는 해류로 열대 지방의 따뜻한 바닷물을 북대서양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1870~2020년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AMOC가 약화하고 있다는 여러 증거를 포착했다. 지구 온도 상승으로 빙하가 녹고 담수가 흘러들면서 AMOC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수 순환의 변화로 급격한 기후 변화가 일어난 것은 1만 2000여 년 전 마지막 빙하기 당시 AOMC이 붕괴했다 복원되면서 발생한 ‘단스가드-오슈가 이벤트’가 마지막이었다.


AMOC는 지구의 기후 체계를 떠받치고 있는 하위 시스템 중 하나로 붕괴할 경우 북대서양은 물론 전 세계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NN은 “(AMOC의 붕괴는) 훨씬 더 극심한 겨울을 불러오고, 특히 유럽과 미국에 영향이 클 해수면을 상승시키며, 열대 계절풍의 이동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디틀레우센 연구팀이 발표한 AMOC 붕괴 시점을 확신할 수 없지만 해류의 이상 변화가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독일 포츠담대학의 스테판 람스토프 해양물리학 교수는 “AMOC의 티핑 포인트(갑자기 상황이 바뀌는 지점)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연구는 몇 년 전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변화 시점이) 훨씬 더 가까워졌다는 증거”라며 “향후 10~20년 내 시점을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우즈홀해양학연구소(WHOI)의 피터 드 메노칼 소장 역시 “앞으로 수십 년 간 AMOC은 약화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 연구의 핵심은 우리가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