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엑스포의 경제적 효과는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면서도 “다만 우리는 경제적 효과보다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외신기자 대상 간담회를 열고 “우리가 돈을 벌려고 엑스포를 개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엑스포 개최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
그는 특히 대한상의가 지난 3월 개설한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를 소개하며 부산엑스포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웨이브는 집단지성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켜 실행하는 자발적 솔루션 플랫폼이다. 대한상의는 일단 11월까지 전체 지구촌 국가관을 온라인상에 지은 뒤 문제를 모아서 해결할 수 있는 그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61개국의 국가관이 개설된 상태다.
최 회장은 "우리에게 닥치는 문제보다 이를 해결하는 문제의 속도는 너무 늦다"며 "계속 쌓이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플랫폼이 더 필요하다"고 웨이브 개설 취지를 설명했다.
엑스포가 열리는 2030년까지 웨이브를 통해 전세계 다양한 나라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인류에도 기여하고 한국의 위상과 브랜드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중요한 것은 글로벌 관계"라며 "그 나라를 더 이해하고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생긴다. 이런 새로운 시장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보면 엑스포는 훨씬 더 큰 미래 가치를 준다"고 말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해 '인도주의적 접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최 회장은 "많은 나라와 깊은 범위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새로운 계기"라며 "기술이라는 도구만 내놨던 기존 엑스포와 다르게 솔루션을 내놓고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게 목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도 웨이브를 꼽았다.
최 회장은 "사우디도 좋은 후보지만, 차별점은 우리는 솔루션 접근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생각한 것"이라며 "하드웨어에 치중된 엑스포 성격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 것이고 이는 인류를 위한 또 하나의 스텝"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못 사는 나라였기 때문에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다른 나라를 대변해줄 수 있는 위치"라며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주요 7개국(G7), 주요 20개국(G20)만 모여서 논의하다 보면 해법이 안 나올 얘기가 많은데 한국이 기폭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솔루션 플랫폼을 인류의 유산으로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엑스포가 가진 솔루션 플랫폼을 구현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꼭 한번 이런 플랫폼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1차전(1차 투표)에서 끝나면 정말 행복하겠다"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인류 자체에 도움이 되는 엑스포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11월에 가까워질수록) 서울보다는 파리에 가 있는 시간이 길어질 공산이 크다"며 "최대한 많이 접촉하려고 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인이 각 나라를 방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엑스포 유치를 위한 최 회장의 미팅 횟수는 680회가 넘는다.
오는 10월 9일에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 관련 세미나와 갈라 디너를 열 예정이다. K팝 공연 등도 기획 중이다.
최 회장은 "몇 달 전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과 중국에 같이 가서 새 총리를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 부탁을 드렸다"며 "그외 여러 경로와 얘기를 통해 노력하고 있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더 중국을 방문해 이 문제를 깊게 논의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상의 회장과 SK그룹 회장의 역할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3년째 이 일(대한상의 회장)을 하고 있지만 충돌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회사의 이익을 위해 하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이어 "역할 충돌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충돌이 생긴다면 충돌이 생기는 일( job)은 그만두겠다"며 이해관계 충돌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