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돈 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곽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불법 후원금 모금 정황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의 주거지와 사무실, 관련 기업·단체 사무실과 관계자 주거지 등 15곳을 압수수색해 지출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기업과 단체는 모두 박 전 회장이 운영하거나 지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여수상의가 운영 목적에 맞지 않게 공익법인인 먹사연에 수억 원을 불법 후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여수상의는 박 전 회장 재임 시절인 2018년 7월~2021년 2월 다섯 차례에 걸쳐 총 8000만 원을 먹사연에 기부금과 후원금 명목으로 지출했다는 내용의 내부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특히 송 전 대표의 경선 시기인 2021년 1~2월에 총 4000만 원을 집중 후원했다.
이 밖에도 박 전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폐기물 처리 업체와 사내이사로 있는 업체 등을 통해 2억 5000만여 원을 먹사연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무소속 의원 등 송영길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총 9400만 원을 당내에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자금이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을 확인했다. 먹사연이 이 자금의 조달 창구로 지목됐다.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 씨가 경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 등 9240만 원을 먹사연 돈으로 대납하고 허위 견적서를 쓴 혐의 등으로 21일 기소됐다. 이어 먹사연의 ‘자금원’으로 의심되는 박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송 전 대표 측을 통해 불법 자금 조달 의혹의 흐름 규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내는 대로 박 전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회장은 별도로 여수상의 공금을 횡령하고 배임한 혐의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