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의 양태석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여성 주민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외국인 노동자 혐오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양 의원이 또 물의를 일으킨 셈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여성위원회(거제지역위 여성위원회)는 경남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은 동부면 주민과 거제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에 따르면 양 의원은 지난 20일 거제시 동부면 한 카페에서 주민총회에 참석한 여성이 "의원님 커피 한 잔 사세요"라고 말을 건네자 "돈은 없고 가진 건 이거 두 쪽뿐이다"라고 말하며 양손을 주요 부위 쪽에 갖다 댔다.
당시 10여명의 여성들이 양 의원 근처에 있었는데 여성들은 이 발언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성희롱이라고 항의했다. 양 의원은 사과 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위원회는 “심지어 양 의원은 ‘다수 앞에서 한 발언이기에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는 성인지감수성이 매우 낮으며 2차 가해에 해당하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질타했다.
양 의원은 이날 동부면에서 열린 주민총회에 참석한 뒤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 자리에는 마을 이장 등 약 10명이 함께 했다.
거제지역위 여성위원회는 "양 의원은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심각한 도덕 불감증에 빠졌으며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성인지 감수성이 전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일은 단순히 일회성 실수가 아니다. 더 이상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은 거제시와 주민 자존심에 상처만 입히게 될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 4월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 심사 과정에서 "베트남 애들 10명 중의 1명은 뽕(마약 지칭)을 한다",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게으르다"고 말해 외국인 비하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에 거제시의회는 지난 14일 양 의원에게 공개 사과와 경고 징계를 내린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양 의원을 시의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