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은·포스코 베팅 에이엘에스, 아이로보 인수 추진

350억 규모 신·구주 투자 유치…하나벤처스·LB인베 등 참여
아이로보 인수로 반도체 장비 사업 강화…내년 상장 추진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 '에이엘에스(ALS)'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해 본격적인 스케일업에 나선다. 에이엘에스는 조달 자금을 바탕으로 반도체 장비 사업 강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 목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엘에스는 최근 350억 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에이엘에스가 발행하는 신주 250억 원어치와 기존 주주의 100억 원 규모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 유치에서 평가된 에이엘에스의 기업가치는 약 1000억 원이다.


투자는 KDB산업은행이 100억 원을 약정하며 주도했으며, 포스코기술투자와 하나벤처스, LB인베스트먼트(309960) 등 대형 벤처캐피털(VC)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에이엘에스가 가진 PCB 제조 역량에 M&A를 통한 기술력 강화에 나선다면 향후 큰 성장이 예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설립된 에이엘에스는 반도체용 PCB 제조업체로 경기도 안산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다. 에이엘에스는 지난해까지 셀트리온(068270)의 우회 상장을 도왔던 오알켐의 관계사로 있다가 SBI인베스트먼트(019550) 출신의 이준효 대표가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현재 이 대표가 지분 약 47%(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2대주주는 재무적투자자(FI)인 리인베스트먼트(옛 씨앤씨아이파트너스)다. 지난해 매출액 354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에이엘에스는 확보한 투자금을 활용해 스마트 액추에이터(동력구동장치) 제조사 '아이로보' 경영권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이로보의 스마트 액추에이터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생산·조립·검사 공정에 사용된다. 에이엘에스는 스마트 액추에이터를 반도체 장비 공정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술 내재화를 모색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매출 규모도 확대하려 이번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로보의 인수가는 300억 원대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로보는 2019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에이비즈파트너스가 신영증권(001720)과 함께 조성한 프로젝트펀드로 경영권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있다. 당시 에이비즈파트너스는 아이로보 창업자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100%를 약 250억 원에 인수했다. 기업공개(IPO) 추진도 계획했으나, 낮은 성장성으로 인해 결국 매각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엘에스는 M&A를 완료한 이후 본격적인 상장 채비에도 나설 계획이다. 자본시장에서 1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2~3배 이상으로 몸집을 키운 후 IPO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 이 대표가 VC 심사역 출신으로서 다양한 벤처기업의 상장을 지원한 경험이 있는 만큼, 반도체 시장의 훈풍과 함께 원활한 증시 입성이 예상된다.


한편 에이엘에스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있는 리인베스트먼트는 투자한지 약 6개월 만에 투자 원금의 2배 이상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리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에이엘에스의 기업가치를 약 400억 원으로 평가하고 150억 원을 투자해 지분 38%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보유 지분의 약 3분의 1을 새로운 투자자들에 매각할 계획이다. 리인베스트먼트는 한국성장금융 운용본부장 출신의 황인정 대표가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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