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그리스 신화 1,2권

■로버트 그레이브스 지음, 알렙 펴냄


우리가 알던 그리스 신화가 아니다. 영국의 대표 시인인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그리스 신화’는 현대 독자들이 주로 읽는 토머스 불핀치, 이디스 해밀턴,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신화와 다르다. 신화의 정설뿐만 아니라 다른 의견(이설)까지 모두 다루기 때문이다. 가령 트로이를 함락한 목마를 두고 이 책에서는 △그리스 병사들이 성벽을 깨기 위해 말 모양의 기구를 사용했다는 이야기 △말 그림이 그려진 뒷문을 통해 그리스 병사들이 트로이에 들어왔다는 이야기 △말 표시로 어둠 속에서 그리스 병사를 적과 구분했다는 이야기 등 다양한 해석을 다룬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리스 신화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책이 다른 그리스 신화와 또 다른 점은 수메르, 이집트, 히브리, 아일랜드, 북유럽 신화와 비교해서 서술한 부분이다. 많은 신화의 뿌리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책이 고전학자들의 비판에 부딪혀 출간 후 논쟁의 대상이 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신화를 다양하게 해석하고 인간 삶에서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1955년에 출간한 책은 70여 년 만에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출간됐다. 각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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